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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부장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저 퇴사할게요”

https://urlzs.com/eB6t


넛츠컴퍼니

 

여기는 국내 유수 IT대기업

‘넛츠컴퍼니’ 본사사옥.

 

평소 총기 넘치고 일 잘하는 여직원,

박슬기 대리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무언가에 쫓기고 불안하면서도

해탈한 듯 담담한 분위기.

 

뚜벅뚜벅 걸어가 애써 웃으며

부장에게 말하길

 

웃음

“부장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저 퇴사할게요”

 

놀람

“뭐??????”

 

웃음

“사표를 수리해주셨으면 합니다”

 

놀람

“음.. 일단 회의실 가서 잠깐 이야기를 하지”

 

(10초간의 침묵)

 

물음표

“명문대 졸업에, 평판 좋고, 인사고과 훌륭한데

왜 회사를 그만두려고 해? 대체 뭘 하려고?”

 

웃음

“그간 많이 생각해봤는데요.

늦기 전에 스타트업을 하려고 합니다”

 

감시

“스타트업? 사업이 쉬운 줄 알아?

여기서 좀 더 배워. 나중에 해도 늦지 않네.

그 동안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OTL

“알아요. 그래서 죄송하죠.

하지만 더 이상 배울 게 없어요. ㅜㅜ”

 

물음표

“뭐?”

 

복사하는중

“5년차인데 여전히 제가 할 줄 아는 것은

발표자료 만들고 엑셀 돌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굳이 더 있다면 회사 인프라를 통해

거래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하지만 이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인 셈이죠”

 

OTL

“주도적으로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데

여기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웃음

“뭔 소리야. 하고 싶은 게 뭐야?

말해봐. 내가 최대한 힘을 써줄게”

 

슬픔

“현장의 목소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리고 이것은 부장님 권한 밖의 일이에요. ㅜㅜ”

 

“부장님 위에 본부장님 있고

본부장님 위에 그룹장님 있고

그룹장님 위에 있는 대표님조차

오너 눈치만 보고 있는데”

 

(회사의 조물주, 그 이름은 바로 오너!)

(회사의 조물주, 그 이름은 바로 오너!)

 

“오너의 말 한 마디에 출시 직전 서비스가 접히는데

어떻게 말단직원이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겠어요”

 

놀람

“그러면 회사 인트라넷 건의사항 게시판에

글이라도 올리지 그랬어”

 

슬픔

“쓰는 순간 또라이로 찍히잖아요.

바로 눈밖에 나고 팀장님 긴급소환에

격오지로 발령나는 것을 아는데 어떻게.. ㅜㅜ”

 

감시

“흠흠. 세상에 어떻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나,

자네가 아직 어린 거야”

 

“여기는 전쟁터지? 밖은 지옥이야”

 

OTL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여기도 점점 지옥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ㅜㅜ”

 

(사진=드라마 정도전, KBS)

(사진=드라마 정도전, KBS)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죠”

 

웃음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 주력사업은

온라인광고 상품 판매잖아요. 

그런데 PC이용률이 하락함에 따라

지난 3년간 점점 매출이 줄고 있어요”

 

OTL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을 확 올리거나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잖아요”

 

“이대로 가다간 망할 수 밖에 없어요”

 

놀람

“헐.. 어떻게 알았니?”

 

슬픔

“직원들이 발표자료나 만든다고 해서

회사 돌아가는 것을 모르진 않아요. ㅜㅜ”

 

힘내

“그래. 니 말대로 사정이 좋진 않아.

하지만 시장지배력이 쉽게 사라지진 않아.

그리고 우리도 모바일 신사업을 키우고 있잖니”

 

화남

“회사는 변화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요”

 

“혁신을 말하지만 혁신하지 않죠.

심각하게 정체돼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신사업도

효과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요”

 

“PC와 모바일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과 기획으로 접근해야 해요”

 

“하지만 해당 책임자는

너무 무능한 것 같아요. 성과도 시원찮고요”

 

놀람

“무엇보다도 회사는

리스크를 감당하려는 마음이 없나봐요.

외부에서 뛰어난 전문가를 영입해야 하는데

적당한 임원에게 새로운 업무를 맡기는 식이죠”

 

“비용조절이라는 이유로 R&D 예산도 대폭 삭감하고”

 

“지난해 갑자기 제조업한다고 100억 들어 쫄딱 망한

<X프로젝트>에 썼던 돈을 여기에 썼다면.. 에휴..”

 

감시

“그래도 참고 다녀.

여기 연봉이랑 복리후생이 얼만데.

스타트업에서 그걸 맞춰줄 것 같아?”

 

응원_수정

“최고의 복리후생은 직원들을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구글처럼 자유출근에,

낙원 같은 업무환경을 바라지 않아요”

 

“다만 구태의연한 관습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MV 싸이 행오버)

(사진=MV 싸이 행오버)

 

“우리 회사는 사생활 침해가 심해요.

회식하고, 주말에 일 시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제발 좀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해요”

 

웃음

“그리고 단합을 깨는 단합대회도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북한산에 같이 올라간다고 해서

결코 팀웍이 강화되진 않아요”

 

물음표

“흠흠.. 지금 나 까는 거 맞지?”

 

행복_수정

“아..옙.. ;;”

 

감시

“그래도 조금만 더 다녀.

인맥은 사업하는 데 굉장히 중요해.

사람들 더 많이 사귀고 해도 늦지 않아”

 

 슬픔

“우리 회사에 능력 있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은 것 알아요”

 

“하지만 요새 들어 취약한 인사관리 탓에

이상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C그룹장은 여직원 성추행을 일삼고

징계까지 받았는데 창업멤버라는 이유로

여전히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D신사업TF장은 보여준 게 하나도 없는데

오너 학교후배라는 이유로 요직을 맡고 있어요”

 

(꼬와서 스타트업한다! 사진=영화 리치리치)

(그래. 니네들이 꼬와서 스타트업한다!, 사진=영화 리치리치)

 

“E상무는 일은 안하고 툭하면 법카(회사카드)로

거래처 사람들이랑 유흥업소가 간다고 해서

별명이 룸살롱 황제에요”

 

OTL

“이러한 사람들이 득세를 하다 보니 문제는

직원들이 실력을 키우고 일에 집중하기보다

잘 나가는 임원에 줄을 대거나

책임자 입맛에 맞게

‘딱 이 정도면 되겠지’ 한다는 것이에요”

 

“저는 이들 밑에서 일하고 싶지 않아요”

 

놀람

“음.. 그래”

 

“솔직히 너 없어도 회사 잘 돌아간다.

하지만 구만리 같은 니 앞길이 걱정되서 그래.

그냥 여기서 일해. 나가면 분명 후회한다”

 

OTL

“바로 그 문제가 가장 커요.

나 없이도 회사가 잘 돌아가는 것.

그저 도구에 불과한 인생 ㅜㅜ”

 

“저는 재무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자산이 아니라 비용인 셈이에요”

 

“키우고 성장시키기보다는

부품처럼 회사사정에 따라 

여기저기 마음대로 꽂고 쓰다가

필요없으면 버릴 수 있는”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OTL

“매년 수백명 사람들을

조직개편이라는 명목으로 솎아내고 있잖아요”

 

“그렇게 해서 회사야 돌아가겠지만 우리는 뭐가 되나요”

 

“이제는 좀 사람을 아꼈으면 해요”

 

한숨

“으이고.. 이런 반골!

1주일 시간 줄게. 좀 더 생각하고 와”

 

OTL

“예. 하지만 제 생각은 변하지 않을 거에요”

 

놀람

(신기하네. 그냥 일 잘하는 젊은 친구라 생각했는데

말단직원이 어쩜 이렇게 회사사정을 잘 알지?)

 

슬픔

(에휴.. 솔직히 틀린 말은 없고

이렇게 지를 수 있는 젊음이 부럽고.. ㅜㅜ)

 

*여기 나오는 내용은 모두 가상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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